BLOG ARTICLE 동양철학 | 1 ARTICLE FOUND

  1. 2010/01/05 인터뷰 - 주역 연구가 최정준 박사

   
 
최근 경기문화재단 전통문화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정준(42·사진) 박사를 만났다. 그는 재단 직원들을 대상으로 1주일에 한 번씩 '주역(周易)' 입문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었다. 자발적으로 주역 강의를 듣는 직원들이 20여명이나 되는 것을 보면 요즘에도 동양철학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이야기인데, 모든 것이 첨단을 달리는 이 시기에 그는 왜 하필 주역을 들고 나왔을까. 주역의 정체는 도대체 뭘까?

"주역은 원래 문자가 있기 전인 5천년 전 복희씨라는 사람이 괘(卦)와 효(爻)라는 부호를 그려놓고 정치나 경제에 이용했던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 이후에 주나라 문왕이 괘상에 대한 설명을, 문왕의 아들 주공이 효에 대한 설명을 달고, 나중에 공자가 후세인들을 위해 해설전인 십익(十翼)을 붙여 집대성한 것이 바로 주역원전입니다."

성균관대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한 최 박사는 지난 88년 대전에서 주역의 대가라고 알려진 대산(大山) 김석진 선생을 만나게 되고 그의 문하생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대산 선생의 제자가 되기는 쉬워도 하산하기는 정말 쉽지가 않았다.

"주역 원문은 2만4천자나 됩니다. 웬만한 사람은 한 번 읽기만 하는데도 1년6개월 정도가 소요되지요. 대산 선생님은 저에게 그것을 모두 암송하라고 권유(?)하셨어요. 그것을 통강(通講)이라고 하는데 저는 7~8년에 걸쳐 노력한 끝에 결국 주역 원문을 모두 암기하게 됐어요. 그 당시 저를 포함해 주역을 통강했던 친구들이 5명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학계에서 주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네요."

주역을 접하기 쉽지 않은 일반인들을 위해 그에게 주역의 핵심을 물어봤다. "결국 반신수덕(反身修德·자신을 반성하고 덕을 닦는다)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가 해요. 주역은 64개의 괘 속에 천지 자연의 이치와 함께, 사람들이 현재와 미래 상황에 맞게 행동할 수 있는 일종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회 일각에서 주역을 한낱 점치는 글이나 사주 보는데 이용하는 것이라고 운운합니다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음양오행의 이치라든지 지리·의학·관상 등 모든 동양철학 학문이 주역에 그 근본을 두고 있기 때문인데, 단편적으로 한 가지를 놓고서 주역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한마디 덧붙였다. "주역의 또다른 가르침 중 하나는 '수시변역 이종도(隨時變易 以從道)'인데 이는 시간변화에 따라 어떤 공간에 적용되는 법칙도 달라지고 사람의 마음도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무렇게나 변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때를 기다리돼 원칙을 가지고 중용의 덕을 아는 것, 한마디로 사람은 무릇 철이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선회기자 ksh@kyeognin.co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